치주질환의 원인은 세균이다. 사람의 입안에는수많은 종류의 세균이 살고 있는데 그 중 몇몇 종류가 치주질환을 일으킨다. 치주질환원인균이 입안을 여기저기 돌아다니면서 치주질환을 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이 세균들이 치아표면에 붙어서 덩어리를 이뤄야 치주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데, 이 세균 덩어리를 치태(플라그)라고 한다.
돌처럼 단단한 ‘치석’
치태를 제때 제거하지 않고 그대로 두면 시간이 지나 돌처럼 단단하게 굳어서 치석이 된다. 일단 치석이 되면 칫솔질로는 절대 제거할 수 없다. 치석은 치주질환의 직접적인 원인은 아니지만, 치석의 표면에는 항상 치태가 부착돼 있어 치주질환의 요인으로 작용한다.
치태의 세균은 잇몸에 만성 염증을 일으킨다. 이 염증이 치조골까지 파급되지 않은 단계를 치은염이라 부른다. 치은염은 가역적인 질환이다. 즉 적절히 치료 받고 잘 관리하면 원래대로 돌아갈 수 있다. 하지만 치은염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염증이 치아를 지지하고 있는 치조골로 파급된다. 이단계를 치주염이라고 하는데 치주염은 비가역적인 질환이다. 현재로써는치주염으로 잃어버린 치조골과 조직을 원상태로 만들 수 있는 확실한 방법은 없다.
치주질환의 원인이 세균이라면 항생제같은 약으로간단하게 치주염을치료할 수 있지않을까? 왜 스케일링같은 기계적인 방법으로 치석과 치태를 제거해야만 하는것일까?
입안을 떠다니는 세균이라면 항생제로 쉽게 죽일 수 있지만 치태 속의 세균은 그렇지 못하다. 치태는 항생제가 잘 침투하지 못하는구조로 되어 있어서 세균은 그 곳에서안전한 피난처를 제공받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약만으로는 치주질환을 근본적으로 치료할 수 없으며, 기계적인 방법으로 치석과 치태를 제거하는 것이 치주질환 치료의 기본이다.
이(齒) 흔들림은 ‘사망선고’
이가 흔들리는 것은 경고라기보다는 치아의 사망선고에 가깝다. 치주질환은 대체로 심한통증 없이 진행되기 때문에 자신의 입안에서 치주질환이 진행되고 있는 것을 알지 못하는 환자들이 많다. 치아가 흔들린다고 느낄 때면 이미 치료가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래서 어떤이들은 치주질환을 ‘보이지 않는병’(invisible disease)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특히 당뇨병을 비롯한 전신질환도 치주질환의 진행을 가속화시킨다. 흡연자는 비흡연자보다 치주병에 더 잘 걸리고 또 빨리 진행된다. 유전적인 요인도 관여하며 스트레스도 치주질환에 영향을 준다. 여성의 경우에는 임신을 하면 치주질환이 심해지기도 한다.
[Tip. 치주병의 증상]
1. 잇몸이 빨갛게 붓는다.
2. 칫솔질을 하거나 단단한 음식을 씹을 때 피가 난다.
3. 잇몸이 내려가 이가 길어져 보인다.
4. 이 사이가 벌어진다.
5. 잇몸에서 고름이 나온다.
6. 입냄새가 심하다.
7. 아래윗니의 맞물리는 상태가 달라진다.
엄흥식
강릉원주대학교 교수
대한치주과학회 부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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